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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들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2-01-10 13:18:50 조회수 858

㈜다인 한재호 대표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 시대에 살고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한 감수성은 우리 삶 깊숙한 곳으로 들어오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으로서 어떤 행보를 취해야 할까 막연한 책임감과 걱정이 밀려올 시점에서, 환경을 지키는 일을 실천해내고 있는 이들을 바라본다. 그들의 신념과 구체적인 성과들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확신과 함께 말이다. 대기환경 전문 기업 ㈜다인과 만난 하루도 꼭 같은 마음이었다. 올해 강원도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다인은 발암물질 중 하나인 화합물 벤조피렌의 저감 장치 등을 개발하는 데 적극 투자하는 기업이다. 강원도 양양에 본사와 기업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재호 대표를 만나 대기환경 개선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았다.


㈜다인 한재호 대표 Ⓒ김윤혜 기자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 선택과 집중

한재호 대표는 과거 히터 사업을 시작으로 CEO의 삶을 내딛었다. 산업용 히터를 주로 다루던 그는 발전 장비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이어가던 중 2011년부터 대기 환경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어쨌든 차세대 먹거리는 환경 사업입니다”라는 그의 말에서 남다른 내공이 느껴졌다.

“여타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중국과 동남아의 저렴한 인건비의 공장들과 무한 경쟁해야 하는 피곤함이 있습니다. 저희 역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다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대기 환경 분야 중에서도 최근에는 생활 악취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중에 하나가 ‘벤조피렌A’라고 하는 화합물이에요. ‘벤조피렌A’는 생활 전반에서도 많이 발생을 하는데 그 부분은 누구 하나 쉽게 건드리지 못하고 있어, 이 물질을 잡는 기술이 아직 활성화가 덜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무려 1급 발암물질임에도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부분이고, 무색무취로 존재감이 도드라지지도 않아 정화시키기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이에 저희는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환경공학부를 은퇴하신 교수님과 함께 해당 물질에 대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팬데믹 상황이 아니었다면 평소처럼 미세먼지 저감 사업이라든가 생활 악취를 제거하고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모델을 구상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평소에 집중하지 못했던 장기 프로젝트를 시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만약 이 사업의 구체적인 성과가 예상되면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물질에 대한 골머리를 우리나라만 갖고 앓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은 벤조피렌 물질에 대한 대처능력이 보다 뛰어나다고 해요. 저희도 이 사업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단계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가치 있는 일을 기획할 수 있는 것은 평소 준비된 자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일일 테다. ㈜다인이 운영 중인 기업 부설 연구소와 꾸준히 이어진 연구 노력은 오늘날의 도전에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주는 듯했다. 한 대표는 기업 부설 연구소는 오롯이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신념이자 노력에 대한 동력 같은 존재라고 전했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저희는 대기환경 산업의 전반적인 부분에 힘쓸 예정입니다. 사실 양질의 연구 개발품이 꾸준히 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실상은 중국보다도 우리가 좀 뒤떨어져 있지 않나 할 만큼이나 조금 늦어요. 영세한 업체들도 많고요. 그래서 저희 기업 부설 연구소가 해야 될 역할은 사업의 방향성을 충분히 수행할 만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제 어디서나 ‘다인’답게

한재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다인의 무기는 우직함과 성실함, 그리고 올곧은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었다. 무엇보다 지름길을 찾지 않고 차곡차곡 정공법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은 회사 문화에도 스며들어 있었다.



“㈜다인은 제품에 대한 AS를 3년, 4년, 5년이 지나도 무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침은 AS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주의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한 번 판매한 제품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라도 책임을 다 진다는 마인드로 일을 하고 있어요. 고객들이 저희 제품을 사용하고자 할 때 단 1분도 멈추는 일이 없도록 말이에요. 그래서 ‘다인 제품을 가동하길 참 잘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저희 부동의 목표입니다.”

회사 밖에서도 ‘다인다운’ 행보가 이어지고 있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장학금 기부의 훈훈한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한 대표는 여러 가지 비용과 이해관계들을 따져본 결과, ㈜다인이 연고도 없는 강원도에 정착하기로 했을 때부터 지역사회를 위해서 애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을 기업이 가진 덕목으로 뽑은 그의 소신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많이 벌면 버는 만큼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는 듯 홀가분하게 소회를 푼 그의 목소리에서 보람이 묻어났다.


㈜다인 한재호 대표 Ⓒ김윤혜 기자
다인, 세계를 비행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와 맞물려 분투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고 있는 2021년 11월. ㈜다인의 가까운 미래가 궁금했다. 한재호 대표는 벤조피렌A에 대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우선 목표로 꼽았다. 더불어 ㈜다인의 강점인 수출을 주력으로 한 사업 모델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뜻이 있으면 항상 길이 있다는 말과 같이 전 세계가 하나 둘씩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제한이 점차 완화되기 시작하면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의 방식이 훨씬 자유로워지게 됩니다. 이렇게 차츰 문제를 해소해나가면서 전 세계 시장을 두드려 우리 제품을 널리 알리는 것을 2022년의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를 공략할 계획입니다. 개발도상국들은 아직 환경 문제에 민감한 상황이 아니지만 동시에 해당 국가들이 환경에 무감한 채로 지내면 피해가 국가를 넘어 세계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한 나라를 넘어 이 지구에 함께 공존하며 생활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를 타깃으로 저희 제품과 메시지를 알리고자 합니다. 제가 은퇴하기 전에 ㈜다인을 세계 최고의 대기환경 전문 기업으로 키우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확고한 신념과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성장을 이어갈 터

“과거 일산 킨텍스에 자동차 도장 관련 제품을 가지고 나갔던 해였어요. 그때 누군가로부터 당시 업계 선두에 있던 타 업체에 대한 말과 함께 난데없는 경고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업체가 지금 이 분야 제품의 스탠다드와 같다는 뉘앙스의 말을 들려주더라고요. 이제 막 도전을 시작한 제 입장에서는 어지간한 정보력과 기술력, 영업력, 자금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녹록치 않겠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한재호 대표는 박람회에 참가하고 전시회에 제품을 선보이는 노력이 단순히 영업이익만을 얻기 위한 활동은 아니라고 말한다. 경쟁 없이는 좋은 제품의 탄생과, 더 좋은 기업으로의 성장이 어렵다는 그의 굳건한 지론에 따른 것이었다. 한 대표는 이어 당시 그가 했던 생각을 회상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마침내 다른 제품과 대조해보고 품질을 비교할 대상이 생겼는데 그거야말로 가장 중요한 성과 아니겠느냐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럴수록 후발주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 그래야만 동종업계에서 서로가 윈윈하며 발전할 수 있지 않나 생각했고요. 어느 한 곳의 독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물건을 받았을 때 그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 제 입장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같은 업체가 연달아 많이 생기는 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득이고, 그것이 곧 기업이 해야 될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무한 경쟁 시대에서 기업의 성향과 각자의 제품을 존중하고 선의의 발전을 도모하는 레이스를 이야기하는 한 대표는 그야말로 인상적인 인물이었다.

“저는 지금까지 누구 줄을 대서 영업을 해본 적도 없어요. 우리는 우리 제품을 가지고 고스란히, 아직도 저 혼자 영업을 합니다. 물론 장단점이 있지요. 높은 신뢰감을 줄 수는 있지만 결코 저 혼자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대표는 앞으로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갈 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여전히 많이 파는 것보다는 좋은 제품을, 그리고 좋은 소비자를 만나는 것을 목적이자 축복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남다른 결연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마지막 인사에 한 번 더 그의 각오를 더해본다.

“신생 업체라든가, 새롭게 출시된 제품 중 낯설지만 눈에 띄는 게 있다면 한 번씩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못하면 채찍질하고 잘하면 칭찬해 주는 그런 소비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무수히 탄생할 신생 기업들이 내딛을 걸음에 유의미한 피드백이 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드려 봅니다.”

특정 기술이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서 힘쓰는 모든 이들에 대한 관심을 요청하는 한 대표는 본받을만한 기업가 정신으로 그만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그가 해낼 유의미한 성과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출처 : 월간인물(http://www.monthly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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